미국유학/준비과정

[미국유학]#1 대학생때 알았다면 좋았을 것들 Part 1

EdwardLee 2021. 5. 20. 01:08

나는 한국에서 자라나는 모든 학생과 같은 과정들을 거치며 자라왔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수능을 공부했으며, 국민대학교에 진학하여 전자공학을 전공했다. 대학생 시절에는 매 학기 18학점 이상씩 수업을 듣다 보니 수업 -> 과제 -> 시험이라는 루틴 속에서 헤어 나올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그 흔한 미팅도 못 해봤다. 그리고 대학교를 졸업하고 2014년에 독일 자동차 부품회사인 Continental Automotive Electronics에 취업했다.

 

경기 불황과 코로나 시대에 점점 좁아지는 취업 문을 통과하기 위해 지금의 대학생들이 우리 때보다 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거로 생각한다. 아마 남들보다 더 높은 스펙을 쌓으려고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가끔 "지금의 생각과 마음가짐을 가지고 대학생 때로 돌아간다면 정말 잘할 수 있어!" 이런 생각을 한다. 왜냐하면, 대학시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떤 능력을 키워야 할지', '인생계획은 어떻게 세워야 할지'에 대한 것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비록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사회의 때도 많이 묻었고 많은 것들을 경험했기 때문에 내가 느꼈던 것들을 공유하고 싶다. 어떻게 스펙 쌓기 위해 찾아온 대학생이라면 이 글이 유용 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좀 더 멀리 내다 보았을 때, 이 포스팅이 앞으로의 미래를 책임질 대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1) 나는 왜 태어났고 내 인생은 어디로 흘러가는 것일까를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나는 이 질문을 34살에 회사를 퇴사하고 난 후 미국 유학을 준비하면서 정말 많이 생각해 본 것 같다. 이건 어떻게 보면 답이 없는 질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속해서 답을 추구하고 자신의 신념 속에서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이 질문에 대한 정확한 답을 내놓지는 못했지만,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나만의 인생 여행을 하는 중이다. 무턱대고 답을 찾을 수 없으니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추천하다면 '톨스토이의 인생이란 무엇인가' 'Ralph Waldo Emerson Self Reliance Essay'를 읽어 보기를 추천한다.

 

Emerson이 말하기를 대학생 때 이러한 심오한 질문을 탐구하고 자신만의 답을 내로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토플 리스닝을 공부하다가 알게 된 내용인데 정말로 많은 공감을 했다. 내가 대학생 때 이러한 질문을 탐구하고 답을 내려고 노력했다면 방황하며 버리는 시간을 아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러다 문득 나는 "대학생 때 왜 이런 생각을 못 했을까?"라는 의문을 품었다.

 

이는 아마도 한국의 보수적인 교육 시스템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질문하고 토론을 하기보다 선생님이나 교수님이 일방적으로 수업을 하고 학생들은 그것을 생각 없이 받아들인다. 이건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도 마찬가지이다. 지금은 어떻게 바뀌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대학교 다닐 때만 해도 수업 시간에 질문하는 사람은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였다. 또한, 한국식 마인드가 이와 같은 수동적 교육 문화에도 한몫하는 것 같다. 조금 엉뚱한 질문을 하는 경우에는 선생님들이 무시한다든가, 화를 내는 경우가 많고 그러다 보니 학생들은 자기의 흠집을 타인에게 드러내는 것을 꺼리게 된다. 이러한 문화와 교육 시스템에서 자라다 보니 학생들은 비판과 생각 없이 받아들이는 습관을 지니게 되며, 사회와 부모가 하라는 대로, 남들 하는 거 똑같이 하며 자라온다. 나 또한 이러한 교육 시스템에서 자라왔다. 그러다 보니 정작 중요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진지한 탐구를 34살까지 해본 적이 없다.

 

나는 대학생들이 학교에 다니면서 이 질문을 탐구하고 답을 내려는 노력하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책을 읽어도 좋고 여행을 다녀도 좋다. 인생은 정답이 없고 짧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방향을 잡는 게 중요하며, 그러므로 이러한 탐구 과정이 정말로! 중요하다. 내가 대학생 때 누가 이런 조언을 해주었더라면 정말 좋았을 것 같다. 그랬다면, 인생에 있어 슬럼프가 왔을 때, 그렇게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자식을 낳는다면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고 식견을 넓힐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인생의 방향을 탐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다 보면 적어도 인생이란 망망대해에서 길을 잃지 않는 나침반을 얻게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2) 취업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점에 불과하다. 이후에 무엇을 할지 생각했으면 한다.

나는 취업만 하면 근심 걱정 없이 행복하게 살 줄 알았다. 무난하게 일한다면 퇴직 때까지 돈 벌며 결혼도 하고 아기도 낳으면서 알콩달콩 살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취업은 끝이 아니라 이제 막 시작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일단 회사에 입사하면, 하버드를 졸업했든, 서울대를 졸업했든, 카이스트를 졸업했든, 지방대를 졸업했든 상관이 없다. 또한, 석사생이든 학부생이든 상관없다. 물론 석사생들의 노력을 무시하는 건 아니다. 다만 한국 교육시스템상 2년이란 시간 동안 엄청 대단해질 수 없으므로 크게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 가지고 있는 지식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다 같이 똑같은 출발 선 상에서 출발하게 된다. 이 출발점에서 누가 더 열심히 노력하냐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진다.

 

나는 이 교훈을 대학교 다닐 때, 김동명 교수님에게 들은 기억이 난다. 이 조언을 깊이 공감했기 때문에 회사 입사 후에도 열심히 공부하고 지식을 쌓으려고 노력했다. 이러한 노력 때문인지 2년 차부터 S 인사고과를 받아 회사 이사진들에게 인정을 받아 대리로 특진했으며, 개별 성과금도 많이 받았다. 내가 원하는 것을 돈을 받으며 배울 수 있었고 한 조직에서 인정받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개발하는 것이 너무 재미있었고 내가 양산한 제품에 자부심을 느꼈다. 나는 이 첫 회사를 평생직장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사회의 때가 덜 묻은 순진한 바보였던 것 같다.

 

회사는 평생직장이 아니며 모르는 변수들이 많다. 회사에 다니다 보면 흔히 "3, 5, 7년이 가장 고비이고 8년이상 부터는 되면 그냥 그 회사에 다니게 된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 이는 3, 5 7년이 이직을 하게 되는 시기이고 이 시기가 지나면 그냥 다니던 회사에 다니면서 돈을 번다는 의미이다. 8년 차가 되면 거의 팀장급이기 때문에 다른 회사에서 받아주는 곳이 없다. 조직은 피라미드 구조이기 때문에 대리에서 과장급 인력을 필요로 한다. 좀 슬픈 현실이지만 부려먹을 사람이 필요 한 것이다.

 

이직이나 회사를 그만두게 되는 이유는 크게 사람과의 불화가 있을 수도 있고 고된 야근으로 건강이 악화하는 경우도 있고 저마다 다양하다. 나 같은 경우에는 건강 악화에 해당한다. 주말에도 출근하며 주 100시간씩 3년 넘게 일했다. 그러다 보니 허리 디스크에 걸려 지금도 고생하고 있다. 이 시기에 '내가 정말 여기서 뭐 하는지' '무얼 위해 사는지' '난 정말 무엇이 하고 싶은지'에 대해 많이 생각해 봤던 것 같다. 사람이 부정적으로 변하기 시작했으며, 3년 차부터는 회사의 단점들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블라인드만 가봐도 사람들이 자기 회사에 장점을 늘어놓는 사람보다 단점만 늘어놓는 사람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불만이 쌓이다 보면 결국 다음 스텝을 어디로 가야 할지 결정을 해야 하는 시기가 분명히 온다. 그냥 참고 다닐 수도 있으며, 이직할 수도 있고 퇴사하고 창업할 수도 있다. 나는 이에 대한 결론으로 미국 박사 학위라는 방향을 잡게 되었지만, 회사에서 일할 때만 해도 전혀 상상하지도 못한 결정이다.

 

이를 통해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취업은 끝이 아니니 자기 실력을 향상하기 위해 노력할 것 그리고 이다음 계획을 세우는 것을 말하고 싶다. 물론 취업도 안 했는데 이런 계획을 세우는 것이 의미가 있겠냐는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추상적으로나마 생각해 본 사람이 안 해본 사람보다 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3) 취업을 하는 것이 좋을까요? 석사, 박사 과정을 하는 것이 좋을까요?

내가 대학교 4학년 때, 가장 많이 했던 고민이 이 질문이다. 연구 개발 일을 하고 싶은데 지원하는 곳마다 서류 탈락을 했으며, 그러다 보니 석사, 박사 과정을 하는 것이 취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교수님들에게 진로 상담을 해보아도 돌아오는 답은 "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석·박사를 하는 것이 좋고 이 과정에서 실력을 키울 수 있으므로, 좀 더 좋은 회사를 갈 수 있을 거야" 라면서 자기 연구실에 들어오기를 바라는 답만 돌아올 뿐 명쾌한 답을 주시진 않는다. 나는 명쾌한 답을 원했지만 누구 하나 답을 주지 못했다. 그래서 연구실 인턴으로 들어갔는데, 분위기는 우울했으며 대기업 취업한 동기들이 너무 부러웠다. 그래서 집안 사정이 어렵다는 핑계로 도망쳐 나왔고 1년간 취업 준비를 해서 운 좋게 합격한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해 보니 왜 교수님들이 이런 답밖에 해줄 수 없는지 지금은 이해가 된다.

 

교수님들도 교수님들만의 사정이 있으며 대학원 시스템에 대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먼저 대학원을 비즈니스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대학교를 운영하고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따라서 수익을 창출해야 하며, 그 수익은 기업의 투자나 학생들 등록금에서 나온다. 학생들 등록금으로 모든 연구를 투자할 수 없으니 회사에서 투자를 받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연구계획이 필요하고 이 연구를 수행할 대학원생들이 필요하다. 어떻게 보면 기업과 같다고 생각하는 것이 이해가 빠를 것이다. 따라서 대학원은 지식을 습득하는 동시에 실적을 내는 곳이다. 나는 여태 대학원이 지식을 탐구하는 기관으로만 생각했지 이렇게 돌아가는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따라서, 교수님들도 자신들의 실적을 내야 하며 이익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다. 각자의 연구을 운영하고 논문 실적을 내야 하니 당연히 석·박사생들이 필요하다. 그렇다 보니 "취업해!"라는 명쾌한 답보다는 달콤한 말로 학생들을 유혹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비판하고 싶지 않지만, 한국 대학원은 교수와 학생 사이에 갑질이 존재하며 연구보다는 잡일을 많이 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들었다. 내가 해커스에서 영어 공부할 때, 교수의 갑질 때문에 해외로 대학원 진학하려는 사람이 대다수인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겠지만, 그나마 미국은 대학원 시스템이 합리적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부당한 일을 당하거나 잡일만 하다 졸업하는 경우는 드물다. 한국에 있는 교수님 중에서도 분명 좋은 교수님이 있다. 하지만, 백사장에서 바늘 찾기와 같다. 차라리 권위에 빠진 교수님보다 열심히 프로젝트하고 공부시켜주는 신입 교수님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공부만 한 교수님보다 다양한 경험을 한 교수님을 선호한다. 부정적이고 싶지 않지만 이게 현재 한국 대학원의 현실인 것 같다. 그리고 지금에서야 알게 된 것이지만 석·박사는 교수가 되기 위한 과정이지 취업을 100% 보장해 주는 수단이 아니다. 물론 석·박사 학위가 취업에 아예 도움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내 생각으로는 한 50%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교수님들도 일반적인 답변 밖에 해줄 수 없는 것이다. 다만, 석사 기간 정말 노력해서 열심히 지식을 쌓는다면 회사에 적응하는 정도가 다르다는 것을 내 후임들을 보고 느꼈다. 나는 내 밑으로 2명의 석사생이 있었다. A 후배가 B 후배보다 더 좋은 대학원을 나왔지만, B 후배가 열심히 했는지 어느 정도 지식을 가지고 있었고 업무에 빨리 적응했다. 그래서 회사에서는 학부생보다 석사생을 선호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내가 여기에서 결론을 내리기 전에 인생의 목표가 무엇인지 먼저 대학생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그에 대한 답을 내고 난 후 나의 결론을 참조했으면 한다.

 

첫째, 인생의 목표가 돈 버는 것이라면, ·박사 과정보다는 취업하라고 말하고 싶다. ·박사 동안 날리는 기회비용이 크기도 하며 취업을 보장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조금 더 좋은 곳에 취업할 확률을 높이고 싶다면 2년 정도 석사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 석사 후 회사에 입사해도 경력으로 쳐주기 때문에 진급도 같이 입사한 학부생들보다 빠르기도 하며, 위에서 말했듯이 회사 업무 능력이나 적응 면 때문에 회사에서 석사생을 선호한다.

 

둘째, 내가 공부를 더 할지 취업을 할지 모르겠다면, 취업해서 먼저 사회 경험을 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취업해서 일하다 보면 그 일이 내 적성에 안 맞는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고 공부가 더 필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때 가서 대학원을 진학해도 늦지 않다.

 

셋째, 연구개발 혹은 엔지니어링 일을 하고 싶다면 석·박사 과정을 하라고 말하고 싶다. 학부생으로서 연구개발에 참여해서 직접 개발하는 것은 힘들다. 주로 박사들이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학부 신입은 시키는 일밖에 하지 못한다. 내가 회사에 있을 때도 갓 졸업한 신입 직원들은 소프트웨어 리워크 하러 다니거나 출장 다니는 일이 허다했다. 나는 운 좋게도 이곳에서 주도적으로 연구·개발했지만, 지식의 한계에 부딪히는 경우도 많았으며, 한국의 수직적 문화 때문에 많은 제약을 받기도 했다. 그러므로 어떤 조직 내에서 나의 의견을 피력하고 높은 위치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석·박사 학위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한국은 실력보다 학벌로 사람을 판단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으므로 학사 졸업생으로는 살아남는 데 한계가 분명히 있다.

 

넷째, 내가 정말 좋아하는 학문 분야가 있고 더 공부하고 싶다면 석·박사 과정 하라고 말하고 싶다. 회사에 입사하면 내가 원하는 연구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왜냐하면, 회사는 수익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돈 되는 프로젝트만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회사에서 어떤 연구를 하면서 더 배워야 하겠지라는 생각을 안 했으면 좋겠다. 내가 정말 어떤 한 학문 분야를 좋아하고 더 공부하고 싶다면 석·박사 과정이 유일하게 남아있는 방법이다. 그러므로 이 기간에 좋아하는 공부를 하면서 연구하는 것을 추천한다.


4)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실력을 쌓을 수 있는 회사에 취업하는 것이 좋을까요?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이라면, 대기업 취업 성공은 모든 취업자의 꿈이지 않을까 싶다. 나 또한 대학 시절 대기업 취업을 원했으며, 대기업 취업에 성공한 친구들을 보면 부러웠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아마도 높은 연봉 그리고 대기업 취업은 성공이라는 한국 사회의 인식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이러한 대기업 편향 사회 인식은 한국 산업구조가 다분한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경제는 대기업 위주로 돌아가고 있다. 다시 말하면, 수많은 회사가 대기업의 프로젝트 수주를 통해서 이익을 내는 구조이다. 대기업은 이익을 내기 위해 원가 절감으로 어떻게든 이익을 얻으려고 노력한다. 만약 대기업의 원가절감에 반기를 드는 경우, 추후 프로젝트 수주에 영향을 끼치게 되고 운영이 어려워 결국 폐업하는 회사들도 있다.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기업 간의 갑질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고객이 왕이라는 말이 있듯이, 기업 간에도 왕이 존재한다. 이러한 갑질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로비가 생겨나는 것이고 결국에는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만 이익을 보는 현상이 나타난다. 원가절감으로 인해 투자 대비 수익이 점점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회사를 운영해야 하는 이사진들은 인력을 옭아맬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사람이 똑같이 힘들면 돈 많이 주는 대기업을 선택하지 돈 적게 주는 중견, 중소기업을 왜 가? 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우리나라 취업 준비생들은 이러한 사회구조 속에서 오늘도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모든 취업 준비생들이 대기업에 들어갈 수 없다. 따라서 어떤 회사에 지원하고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도 대학 시절 현대위아 생산기술직에 합격했었고 단순히 돈만 보고 회사 선택할지 아니면 내 커리어를 향상할 수 있는 회사를 선택할지 많이 고민했었다. 나는 Embedded Software 개발자로서 역량을 키우고 싶었기에, 지금 생각해보면 대기업에 안 가고 Continental에서 일을 시작한 것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지금부터는 대학생들이 흔하게 생각하는 대기업에 대한 환상을 깨주려고 한다. Continental에 입사하고 현대자동차와 일하면서 대기업에 대한 환상이 깨졌다. 나는 대학 시절 현대자동차가 모든 자동차의 기술을 개발하기 때문에 정말 대단한 기업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적어도 내가 일했던 대기업 개발 부서의 사람들은 개발이라기보다는 하청업체 관리, 테스트, 문제 대책 회의, 아이디어 제안, PPT 작성 정도밖에 하지 않는 거로 보였다. 실제 개발은 협력업체가 거의 다한다고 보면 된다. 내 동기가 전자 제어개발팀에 입사하고 나서 3년 동안 PPT 문서만 작성한다고 고민을 이야기할 정도면 다른 부서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대기업에서 일하는 사람을 무시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다만, 진정한 개발로 분류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대기업 특성상 자동차에 들어가는 나사부터 시작해서 수많은 제어기를 현대자동차가 직접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직접 개발한다기보다 협력업체로부터 구매한 부품을 테스트하고 조립해서 자동차를 판매한다고 보는 것이 맞다.

 

또한, 광고에 보면 신기술을 현대자동차가 직접 개발했다고 개발진들이 나와서 설명을 하지만, 실제로 맨땅에서 직접 개발했는지 의구심이 든다. 왜냐하면, 내가 처음으로 근접인식 기능의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했는데 현대자동차에서 직접 개발했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보통 대기업의 담당자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는 가지고 있지만, 정확히 어떻게 구현해야 할지 잘 모른다. 그래서 어떤 기술을 넣고 싶은데 가능한 안을 검토해서 달라고 협력업체에 요구한다. 이때, 협력업체는 구현 가능 기술안 (기술 컨셉도, 소자 설계안, 비용)을 제출하고 이 자료를 토대로 대기업 담당자들이 회의를 거쳐 선택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떠먹여 준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문제가 생기면 대책안을 내놓으라고 압박한다. 다시 말하면, 현대자동차의 연구·개발은 진짜 연구개발이라고 보다, 아이디어 제안 -> 기획안 검토 및 수정 -> 적용 및 테스트 -> 오류 발생 시 대책안 수립 -> 다시 테스트 -> 양산과 같이 돌아간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지금은 어느 정도 세대가 교체되면서 실제로 개발하는 부서가 있을진 모르겠지만, 렇다고 컴파일러, PCB, Software 개발환경을 갖추어서 직접 Microprocessor를 제어하고 알고리즘 짜는 부서는 과연 몇이나 될까? 그리고 이러한 업무 속에서 얼마나 많은 엔지니어링 지식을 배울 수 있을까?

 

이것이 내가 느낀 대기업이다. 나는 중견기업인 Continental에서 일하면서 Software 지식을 정말 많이 배웠다. 데이터 시트를 읽는 것부터 시작해서 Flash Boot Loader, Microprocessor Device Driver, Touch System, Software Application Tool 등을 개발했고 이 과정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대학교에서는 절대로 배울 수 없는 것들이며 돈을 주고도 배울 수 없는 것들이다. 개발자의 가장 이상적인 직장은 돈 많이 주면서 내 커리어를 발전 시킬 수 있는 회사가 가장 최고이다. 하지만 이는 찾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결론은 다음과 같다.

 

엔지니어 혹은 개발자로서 역량을 키워나가고 싶고 열정이 있다면 대기업보다 실력을 쌓을 수 있는 회사를 선택하라고 말하고 싶다. 2차 혹은 3차 협력업체 회사만 가더라도 직접 개발하기 때문에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여기서 진짜 5년만 열심히 일하면 실력을 쌓을 수 있고, 이 실력을 바탕으로 더 좋은 곳으로 대우받으며 이직할 수 있다. 하지만 대기업의 경우 내가 위에서 말했듯이 자신의 실력을 쌓기가 힘든 구조이다. 그러므로 개발직으로 이직이 쉽지도 않고 이직하더라도 비슷한 일 하던 곳밖에 가기 힘들다. 반면에, 단순히 돈을 많이 벌고 싶다면 대기업에 가는 것이 좋다. 대기업만큼 돈 많이 주는 곳이 없다. 하지만, 매년 대기업이 왜 만 명이 넘는 신입 공채들을 뽑는지 곰곰이 생각해봤으면 하다. 그만큼 사람들이 나가기 때문인데, 왜 나가는지에 대한 이유도 같이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지금 당장은 어디든 들어갈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거로 생각하겠지만, 내가 위에서 말했듯이 인생은 롱런이기 때문에 취업 다음을 생각해야 한다. 주변에 대기업으로 이직한 지인 중에서, 자기는 개발 및 엔지니어링을 하고 싶은데, 막상 대기업에 가보니 현실을 직시하고 후회하는 사람들을 허다하게 봐왔다. 반면에 갑질에 지쳐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사람들도 있기도 하다. 결국, 선택은 인생을 살아가는 관점에 달려있으니 신중히 고민하고 선택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내가 대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다음과 같다. 대기업에 취업 못 했다고, 남보다 연봉을 적게 번다고 절대로 움츠러들거나 낙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들 여태껏 자기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왔다. 못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므로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에 자부심을 품고 실력을 쌓는 것에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인생은 길게 봐야 한다. 결국에는 자신의 커리어를 잘 쌓아 높은 대우 받으면서 롱런하는 것이 진정한 승자라고 생각한다.


5) 어학연수든 교환학생이든 해외여행이든 꼭 해외에 나가보기를 추천한다!

내가 회사에 입사하고 나서 가장 후회하는 것 중의 하나가 해외 경험을 많이 해보지 못한 것이다. Continental에 합격하고 난 후, 난생처음 혼자 독일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 개발자로서 꿈이 있었고 직접 자동차의 본고장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동안 '왜 내가 해외여행을 가지 않았을까?' 하고 많은 후회를 했다. 해외여행을 하면서 정말 세계는 넓다는 것을 배웠고 무엇보다 독일의 여유로운 문화가 너무 인상 깊었다. 다른 학생들과 같이 나도 한국 특유의 무한 경쟁 속에서 공부하느라 스펙 쌓느라 정신없이 세월을 보내왔기 때문에, 8년을 살면서 한 번도 여유롭게 살아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여행하면서 느꼈던 자유와 여유로움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또한, 해외여행을 하면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혼자 여행계획을 세웠고 내가 정한 곳을 가기 위해 안되는 영어를 해가며 방법을 찾고 다양한 문화 경험을 하는 나 자신을 보면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겨났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나는 나의 편견을 부수고 식견을 넓힐 수 있었다. 독일 여행을 하기 전에 친구로부터 인종차별에 대해서 들었고 이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지만, 막상 가보니 인종차별보단 합리적이고 외국인을 평등하게 대해주는 사람이 훨씬 많았다. 내가 길을 헤매고 있었을 때, 먼저 도움을 주었고 10분 동안 길을 찾는데 도와주었던 Continental 독일 직원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그러므로 대학 시절 공부도 중요하지만, 어학연수든 교환학생이든 해외여행이든 꼭 해외 경험을 쌓아보길 강력하게 추천한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교훈을 해외 경험을 통해서 얻을 수 있으며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면서 식견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5개가 더 남아있지만, 글이 길어 읽기 지루할까 봐 대학생 때 알았다면 좋았던 것들 Part 2로 이야기를 이어 나가려고 합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